“하루만 있다 가려던 곳이었는데, 벌써 한 달째입니다.”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이 이렇게 고백하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다합, 태국 북부 산간 마을 빠이, 그리고 유럽의 자유도시 포르투갈 리스본은 ‘진짜 자유’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들이 찾는 숨겨진 성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 세계 백패커, 디지털 노마드, 히피 여행자들이 장기 체류를 선택하게 되는 이들 세 곳의 매력과 문화, 그리고 삶에 가까운 여행을 소개합니다.
숨겨진 배낭여행 성지 - 바다와 사막 사이, 이집트의 영혼 회복소 다합
다합(Dahab)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홍해 연안에 자리한 소도시입니다. ‘샤름엘셰이크’ 같은 리조트 천국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화려함 대신 조용하고 정제된 자유의 공기를 품은 다합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상업화되지 않은 아름다움과 공동체 중심의 따뜻한 분위기로 인해 전 세계 백패커들이 오래 머무는 ‘소울 플레이스’입니다.
이곳의 상징은 단연 블루홀(Blue Hole)입니다.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이자 스쿠버다이빙 교육의 중심지입니다. 이곳에서는 국제 공인 다이빙 자격증을 매우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어 초보자부터 프로까지 다합을 찾습니다. 하지만 다합의 진짜 매력은 물속이 아니라 물 밖의 삶에 있습니다.
카페, 게스트하우스, 식당, 요가 센터, 비건 빵집 등이 바닷가를 따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고, 어디를 가도 사람들은 급하지 않습니다. 대화는 길고, 커피는 진하고, 시간은 흐르지 않습니다. 아침에는 요가를 하고, 오후에는 낮잠을 자고, 해질녘이면 바닷가에서 드럼을 치거나 춤을 춥니다. 다합에서는 그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여행입니다.
많은 디지털 노마드가 이곳을 ‘기지’로 삼습니다. 하루 몇 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을 돌보는 데 쓰며,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워크익스체인지로 장기 체류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사막 투어, 별빛 캠프, 요가 리트릿, 드럼서클, 문 리추얼 등 자기 발견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됩니다.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닙니다. 상업적 시스템 바깥에서, 사회적 신분이 아닌 사람 자체로 존재할 수 있는 '사회적 망명지'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다합을 떠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다합은 장소가 아니라 상태(stat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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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 자유여행 가이드(2025년년): 내 주변의 즐길 거리, 인기 명소, 여행 계획, 숙박, 음식, 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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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히피 수도, 태국 북부의 빠이
빠이(Pai)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북쪽으로 버스로 3~4시간, 762개의 커브를 지나야 도달할 수 있는 작은 산속 마을입니다. 과거엔 단순한 로컬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동남아를 여행하는 백패커들의 정신적 수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건 ‘자유’입니다. 정돈되지 않은 거리, 거리마다 들어선 비건 카페, 예술적인 분위기의 호스텔, 거리 공연, 요가 클래스, 마사지 센터 등 파이는 외부의 기준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곳, 그게 바로 파이입니다.
아침엔 명상, 점심엔 계곡으로 스쿠터 여행, 저녁엔 현지 시장에서 채식식사. 하루 일과가 단순하면서도 꽉 찬 이 리듬이 백패커들의 마음을 잡아당깁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섞여 함께 살며, 타투 작업을 하거나 악기를 배우고, 공예품을 만들며 삶의 가치를 채워갑니다.
빠이의 게스트하우스들은 단순한 숙소가 아닙니다. 각자의 개성과 철학을 가진 공간으로, 주인이 명상가이거나 예술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에선 일시적인 체류자도 곧 공간의 일부가 됩니다.
비자 연장도 비교적 수월하고, 비용도 저렴해서 디지털 노마드나 창작자들이 장기간 체류하며 작업하기에도 적합합니다. “하루만 있다 가자”는 마음으로 들어와, 결국 “당분간 여기서 살아볼까?”로 바뀌는 마법 같은 마을. 그것이 바로 빠이입니다.
빠이 여행 가이드 (triple.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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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속 자유 도시,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Lisbon)은 유럽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전 세계 자유로운 여행자들과 디지털 노마드들의 마음속 중심에 자리한 도시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도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통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녹아든 골목, 오래된 트램, 붉은 지붕 위로 지는 석양, 그리고 길거리 악사들의 연주가 어우러져 리스본만의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리스본의 진정한 매력은 그 유연함에 있습니다. 유럽의 수도이지만, 다른 대도시처럼 빠르게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천천히 살아가도 괜찮다는 여유를 줍니다. 알파마(Alfama)나 바히아(Baixa) 지구의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때 어부가 살았던 집들이 예술가의 아틀리에나 비건 레스토랑, 요가 센터로 변해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벽마다 시간과 감정이 스며 있어, 자연스럽게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특히 리스본은 지금 유럽 디지털 노마드들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아티스트 레지던시, 스타트업 네트워크, 다국적 공동체가 잘 발달되어 있어 ‘일’과 ‘쉼’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환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작은 창업을 시작합니다. 노마드들이 서로의 작업을 돕고, 리스본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연결되며, 여행이 아닌 ‘삶의 지속’이 가능한 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경제적인 측면도 큰 장점입니다. 다른 서유럽 도시들에 비해 생활비가 저렴하고, 중장기 체류자를 위한 숙소 옵션이 다양합니다. 한 달 단위로 머물 수 있는 쉐어하우스, 게스트하우스, 혹은 로컬 아파트들도 많고, 공공 와이파이와 대중교통, 식료품 가격도 합리적인 편입니다. 또한 리스본은 태양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화해 사계절 어느 때 방문해도 쾌적하게 머물 수 있는 점도 장기 체류자를 끌어들이는 이유입니다.
바닷가 도시는 리듬이 다릅니다. 리스본도 그렇습니다. 낮에는 시내에서 작업을 하거나 노천카페에서 책을 읽고, 오후가 되면 카스카이스(Cascais)나 카르카벨로스(CarCavelos) 해변으로 나가 서핑을 즐기거나 석양을 바라봅니다. 밤에는 파두(Fado) 음악이 흐르는 골목에서 현지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무엇 하나 강요하지 않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도 되는 이 도시의 분위기는 배낭여행자들에게 ‘가장 유럽다운 자유’를 선사합니다.
리스본은 단순히 머무는 도시가 아닙니다. 머무르는 동안 변화하고, 떠날 때는 더 깊어진 자신을 데려갈 수 있는 도시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합니다. “리스본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많은 것을 얻고 간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이 도시를 ‘눈에 보이지 않는 힐링의 도시’라 부릅니다. 그저 창밖의 노을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에 하루를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이곳은 분명, ‘하루만 있다 가려다 몇 달을 사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리스본 가볼만한 곳
리스본에 왔다면 어디를 가야 할까?
이곳만큼은 반드시 들르자! 리스본 대표 명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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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 빠이, 리스본. 이 세 곳은 인터넷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상점이 적어도 풍요로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여행지입니다. 이곳에서는 돈보다 시간이, 물건보다 대화가, 일정보다 감정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히피, 노마드, 예술가, 방랑자들이 자신을 찾고 사람을 만나며 또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이곳.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가슴이 뛰었다면, 다음은 당신 차례입니다. “하루만 있다 가자”는 말 대신, “여기서 조금 살아볼게요.”라고 말해보세요. 그 순간, 여행은 더 이상 목적지가 아닌 삶이 됩니다.